한동안 잠잠했지.... 이 터키병(권태기 라고 할 수 있겠지)... 미칠듯이 터키가 싫어지는...
나는 터키가 싫어지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다... 모두 다... 버리고 떠나버리고 싶다. 더 이상 사람들을 만나기도 알아가기도 믿기도 싫어 미칠것 같다.
이젠 진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된 것일까...?? 터키에서 더 이상 미련없이 떠나는 시간...??
오늘 기록하는 내용이 비단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내 블로그 구독자들에게만 이야기 하고 싶다.
새로이 이스탄불 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인맥 구축을 위해 가입하게 된 터키인들의 모임...
그곳에서 몇몇을 만나게 되었다.
1. 불법 취업자.
혹시 기억하는 구독자가 있을까... 약 1달 반 쯤 전, 한국을 다녀오게 되었고, 그 당시에는 터키인들과 같이 한국 방문하고 통역하고, 시장 조사를 위해 갔었는데..... 정작 가고나니....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처음 비행기 타고 갈 땐 3명... 공항에 짐 찾으러 간 건 나 포함 2명. 같이 온 한 명은 예전에 한국에서 불법으로 취업을 했고, 경찰에 적발이 되어 한국에서 추방 당했었단다. 그렇게 이번에 다시 입국을 시도 했으나... 전산 기록에 남아있는 걸요..... 그렇게 다시 강제 추방. 빠이~. (나한테라도 진실을 말하지 그랬어요... 알았더라면 비행기표 사지 말라고 했을텐데요... 하물며 우리 그렇게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왜 입국 시, 내가 가자고 해서 왔다고 말씀 하셨을까요.... ㅠㅠ)
한국에 거주하는 기간 동안... 날마다 연락 와서는 한국에 들어갈 방법 알아봐 달라고, 비자 에이전씨 연락 해보라고....
2. 무직자.
터키의 실업률은 오늘 아침 뉴스에 봤을 때, 약 13% 정도 된다고 했고, 사람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할 일이 없으니, 자꾸 "형식적인" 교육 수준만 높아져 간다... (그래서 대학원 나온 백수도 수두룩 빽빽....)
이와 별개로 페북을 통해 알게 된 가죽 재단하는 터키인을 만났다. (처음엔 내가 터키어 실력을 늘리고 싶다는 광고를 했기에... 거기에 흥미가 있어서 알게 된 사람이지만...)
그의 매장인줄 찰떡 같이 믿고 갔었는데... 내가 만난 사람은 그냥 가죽 자르는 일 하는 사람이란다. 그리곤 만나서 나한테 밥 한끼 사주고, 이 가게 저 가게 돌아다니며, 자기는 여기 저기서 가죽옷 판매도 한다고 하며,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러시아인들을 삐끼(?)일 하면서 손님에게 옷을 팔고 커미션을 받는....
한국에 가고 싶단다........
한국에서 돈이 벌고 싶단다........
일자리를 알아봐 달란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국에선 기본적으로 동물보호와 관련해서 가죽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 사람이 하는 말은 몇 주 전에 한국인 1명과 터키인 1명이 같이 와서는 자기 아는 사람 데리고 갔고, 월급 2000$ 주고 일하고 있다. 따라서 일자리는 1000% 있으니까, 나보고 오로지 일자리 구해달란다.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는데...... 왠걸........... 1주일에 최소 한 번씩 연락와서는 자꾸 압박을 넣으시네........
Ya baba ne yapıyorsun? Ne var ne yok? Nasılsın?
(얘야, 뭐하니, 뭔 소식 있어?? 잘 지내?)
Bizi ne arıyorsun ne sorarsın!
(우리한테 연락 한 번을 안하니 너는)
Ne zaman gitçez bu Kore'ye çalışmaya ya?
(우리 언제 한국에 일하러 가는거야??)
그리고 알아봐도 없다고 하니... "니가 제대로 안 알아봐서 그래! 좀 제대로 알아봐!! 내 친구가 거기서 일하는데, 일자리 많다고 하더라!!! 일자리 있다고 하는데, 넌 내가 한국가서 일하게도 못해줘?!"
어휴...... 터키 살이가... 하루하루 호박 고구마 100개는 먹고, 사는 느낌이다 진짜...
3. 가정폭력
정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일 때문에 알게 된 결혼해서 가족이 딸린 50세의 영감쟁이... (아들이 무려 대학교를 졸업했고, 애가 3이나 더 있는데, 그들은 다른 지방에 살고 있고, 혼자서 이스탄불에서 생활...)
사업 때문에 알게 된 사이인데, 조금씩 이야기를 하면서 친분이 생기게 되고, 개인적으로도 만나는 사이가 됐는데, 어느날 나에게... 비밀을 하나 알려줄테니.. 모두에게 비밀로 해야 된다고 했다. (그런 비밀은 나한테 말 안하는게 좋다고 분명히 이야기 했는데, 자기도 나한테 꼭 이야기하고, 나를 자기 집에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그 비밀인 즉............ 불.륜.녀.
가족들은 다른 지방에 살고 있고, 이스탄불에서 35의 처자를 데리고 집을 얻어 두 집 살림 차린.................................... 그 불륜녀도 이 양반의 가족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두번째 만남.
오로지 인간대 인간으로 생각을 했고, 불륜녀도 불륜녀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이스탄불에서 알게 된 인연이라고 생각하며, 러시아어 연습도 하는 그런 사람으로만 생각했고, 성격이 밝은 편이라 (남의 가정 파탄내는 지경까지는 아니고, 지금은 몰래 같이 사는 것인데........) 아무튼......ㅠㅠ
오늘은 낮부터 아주 약간 보드카를 마셨고, 불륜녀가 취기가 오르면 더욱 더 성격이 밝아지는 상황. 그 모습이 무척이나 탐탁치 않은 터키영감.
결국.... 내가 있는 자리에서... 불륜녀에게 다가갔고, 그녀의 뺨따구를 후려갈겼고, 여자가 소파에 앉아서는 픽 쓰러질 정도의 세기로 싸다구를 2대 달렸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라 얼떨떨...
그렇게 시작된 빅매치... 불륜녀가 영감의 옷자락을 잡아 땡기고, 티셔츠는 걸레조각이 됐고, 영감은 불륜녀 목을 조르고, 거기에 그녀의 발이 영감의 얼굴에..... 거기에 부대껴서 중간에 말리다가 둘한테서 밀쳐진 나.
늙은 영감이 소파에 넘어진 불륜녀의 다리를 잡아 당기며 땅바닥으로 패대기 쳤고, 손지검은 더욱 더 심해졌다. 내가 소리를 질러도, 중간에서 말려도 도저히 끝이나지 않는 이 놈의 싸움.
현타왔다.
그냥 내 옷을 가지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내가 불륜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내가 따귀 때린것도 아니고, 내가 맞은 것도 아닌데..... 난 그냥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심한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손이 떨렸고, 이 때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에르딘 밖에 없었다. 걔한테 5번 연달아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6번째 결국 전화 받아서 이 이야기를 하는데, 말 딱 끊고는 "나 밥먹어서 바빠 있다가 전화할게" 하고는 끊었다.
밖으로 나와 10분 쯤 지났을까... 영감쟁이가 전화가 왔다. 받고 싶지 않아 종료버튼을 눌렀더니, 또 와서 결국 차단.
4분 뒤, 불륜녀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바로 차단. 더 이상 아무런 소식도 듣고 싶지 않아, 폰을 끄고 걸었다. 걸으며 보이는 모든 터키 사람들을 보면서...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 '쟨, 여자 때릴까? 저 여잔 집에서 맞을까??, 저 사람은 저렇게 웃는 얼굴로 하고는 집에선 가정폭력의 주범이겠지??, 저렇게 우울한 얼굴이면 집에서 맞아서 그럴까??'
충격이 너무 컸다......... 사람들이 싫다....... 대인 기피증이 생길 것 같다........ 터키 사람들이 너무 싫다................ 새로운 만남 같은 것도 이젠 싫어진다. 그리고 터키 마저도 싫어진다..... 새벽 2시가 넘었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폰을 켰는데, 불륜녀의 문자가 와있다............ "우리 지금은 화해했어. 당황하고, 놀랐지? 미안해. 내가 술을 마셔서..." 라고...... 과연 그녀는 정말 본인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왜 맞아야 했는지........ 이해를 하는 건지............................ 내가 보기엔 불륜녀라고 하는 그 여자가 왜 더 불쌍해 보이는 것일까.............. 왜 그렇게도 맞으면서 같이 살까.......? 오로지 돈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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