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프리랜서 통역가다~!!!
약 1주일 전, 터키어 통역을 구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컴퓨터에 저장 되어있던 이력서를 오랜만에 약간 수정했다.
그렇게 메일을 보냈고, 통역을 하러 오라는 요청을 받아서 가게 되었다.
Countyard Marriott Hotel (Hattusa Meeting Room)
어떻게 가는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가 전날에서야 부랴부랴 호텔에 전화해서 집에서 어떻게 가는지를 물었는데...
세상에나 만상에서 이렇게도 멀수가.... (집에서 환승해서 1시간 반 걸리는 거리...ㅠㅠ)
9시까지 오라고 하기에, 7시 조금 넘어서 집을 나섰다. (복장은 면바지, 셔츠, 넥타이, 자켓 = 나름 세미 정장.)
오전 8시 50분, 호텔 도착.
내가 도착했을 때, 미리 온 사람이 딱 1명 있었다. 처음엔 오늘 이벤트 주최한 쪽에서 오신 줄 알았는데, 통역 알바하러 오신 분이라고 하시기에 서로 되게 쭈뼛하게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 하나 둘씩 더 오기 시작..
그리고 담당자 분도 호텔에서 묶었다가 시간이 되서 오신듯 했다.
오늘의 일정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정이라고 했고, 오전엔 강연자분 강연이 있어서 점심 식사 이후에 본격적으로 통역 시작이라고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 전해들었다. 그래서 우선은 약 1시간 정도 준비 시간이 있었고, 그때 복도에서 준비해 놓은 다과를 먹으며 아침 식사를 때웠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쪽으로 통역 경험이 없었기에...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건지 제대로 감이 잡히지 않았고,
나름의 오랜만에 하는 경제활동 인지라... 전날 살짝 긴장하기도 했다. (혹시나 잘 알던 단어도 기억이 안나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에...)
주최측의 관계자 분께서 터키 오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라고 물어보셔서... 한 5년 정도 됐다고 했다... (나름 오래 됐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나 말고, 다른 젊은 친구들이.... "한 10년 됐어요" 하는데... 속으로 '헉;;;;;;' 하고는 깨갱....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통역하러 온 분도 "저도 한 10년 조금 넘었어요" 하는데... 바로 깨갱.. 거기다가 초,중,고,대학교를 다닌다고 하니....
(음.... 국제학교 다녔으면 영어가 출중할테고, 터키학교 다녔으면 터키어가 원어민급이겠거니.... 진짜 한국 사람들 대단하다...)
호주에 워킹 홀리데이를 갔을 때, 사기꾼 회사에 다니던 호주 교포가 나한테 했던 말이....
"외국어 잘 한다고 자만하는 순간, 언어 실력은 더 떨어져요" 라고 했었는데, 그 말이 다시 한 번 뇌리를 스쳤다. 항상 자만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그렇게 마음을 다시 다잡고는 오전 강연이 시작 되었다.
전날 잠을 잘 못자서 되게 피곤한 상태에서 강연을 들었는데, 엄청나게 중요한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전반적인 터키의 흐름과 터키에서 한국회사 및 한국인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 터키에 대해서도 더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강연이 끝나고, 포토타임. 원래 계획대로 라면... 점심 식사 후 통역 시작이었는데, 나는 원래 일 복이 좀 많아서 일까...?! 하필 내가 맡은 회사는 바이어들의 요청이 아주 많아서 조금 더 일찍 통역 시작을 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내가 통역을 맡은 회사는 "대동고려삼"이라고 하는 인삼, 홍삼을 판매하는 회사이고, 현재 해외 9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는 회사.
처음 오전 시간대에는 이란에서 온 바이어들이 참 많았었다.
(난 터키어-한국어 통역으로 온 건데....) 오늘 오기 전에도 회사 과련 브로슈어는 다 읽고 공부를 해왔고, 앉아서 바이어 상담을 옆에서 듣고 있으니... 뭐... 대략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지도 감을 잡을 수 있었고, 가끔은 내가 영어 질문에 대답하기도 했다...ㅎㅎㅎ
(수출 상담회... 재밌는거구나~...)
근데, 상담 회사들이 너무 많이 밀려서... 돌아설 틈도 없이 또 다른 회사들이 줄줄이 상담 요청이 밀려와서... 힘들었음..
점심도 한 15분 만에 담당자 분이랑 같이 겨우 먹고는 또 다시 상담 시작...
오후엔 터키인들이 오기도 했다.
거의 마지막 타임엔 한 터키 회사에서 우리를 그렇게도 기다리게 했었고, 유유히 혼자서 가방을 매고는 나타난 도인 같으신 분...
(이제껏 홍삼에 관심이 있어서 문의를 한 사람은 많았지만, 자기네 초콜렛 판매 하고 싶다고 우리한테 온 회사는 처음이라 몹시 당황;;)
담당 하시는 분도 그닥 관심이 없어서 대충 이야기 하고는 어차피 내가 중간에서 통역을 하는지라.... 사실을 딱 깨놓고 이야기 했다.
여기 저희쪽에서도 홍삼 판매 바이어를 찾는게 일이라, 한국쪽에서 터키 과자 수입을 하는 건, 검토 대상이 아닐 듯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일(오퍼상)로 봤을 때는 충분히 메리트 있는 물건이라 생각이 되니, 명함을 주시면 나중에 연락을 드리겠다. 하고는 끝.
우와....... 이렇게 한 5시 20분 조금 넘어서 오늘의 일정도 끝이 났던 것 같다.
아... 통역 수고료(?)를 받고, 즐겁게 나서려고 하는데... 어제 잠도 잘 못자고, 몸도 피곤해서 일까... 거기다가 갈 길도 엄청나게 멀어~
그래도 고생하고 받은 돈이라.... 돈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운 좋게도 홍삼 담당을 맡아서) 홍보, 상담 자료로 가지고 온 홍삼 샘플들 중에서 남은 샘플들 약간씩을 공짜로 얻었다. (대동고려삼 짱.) 다른 부스의 분들도 가지고 온 샘플들 중 남은 것들을 통역하시는 분들한테 나눠줬었다.
(근데 홍삼만큼 비싼 것도 없었던 듯...ㅎㅎㅎㅎㅎㅎ)
(아침엔 넥타이까지 했었는데) 호텔 안이 너무 더워서 땀 줄줄 흘렸는데, 나 말고는 알바하는 사람들 아무도 넥타이 안했더라는....
(세미 정장에 대한 개념 재정립)
일 구하면....... 반드시 집은 회사 가까운 곳에 잡아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메트로버스 타고 40분...... 헐.... 이게 정말 인간이 할 짓이냐~~~~~?!!! 진짜 회사 일자리 구하면 집은 반드시 회사 근처로 할 것이다.
I love Red ginseng
날씨가 으스스........ 나 가을 타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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