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끝내고 집으로가는 저녁 8시 쯤... 같이 살고 있는 하메가 문자가 왔다.
자기 지금 호텔 라파옛에 있는데, 혹시 같이 맥주를 마시겠냐고...
'무슨 일이지.....' 속으로 불길한 예감이 조금 들긴 했지만...
궁금함 때문에 일단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거기서 뭐 하냐고 하니..
술 마시는데.. 혹시 오고 싶으면 오라고 했고... 누구랑 같이 있냐고 물으니.. 혼자라길래..
왠지 꼭 가줘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ㅠㅠ
사실... 우린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고...
항상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는 그렇고 그런 유리 벽이 가려져 있는게 아닌지~....
어쨌거나...
월요일이 그의 생일인데... 금요일 밤.. 또 처량맞게 혼자라고 하니.. 간다고 했다.
호텔 라파옛이 어떤 곳이냐 하면... 이 하메의 친구가 운영하는 곳...
그래서 지난 겨울에도 한 번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말이 좀 서툴러 제대로 이해를 하진 못했지만, 어쨌거나... 겨울에 찾아간 바는 사람 하나 없었고... 마침 또 사장이 얘 친구니.... 뭔가 많이 시켜서 조금 깎아주는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운동을 마쳤고, 8시가 됐는데... 집에 가서 짐 놓고 다시 가면 시간이 걸리니까..
시간 줄이자 싶은 생각으로 운동을 끝내고... 바로 호텔로 향했다.
(요즘 내 옷차림은 츄리닝 반바지 + 티셔츠......)
지난 번에 갔던 것처럼 호텔안으로 들어가서 "바"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가려고 했더니..
리셉션에서 나를 잡았다;;;;;;;; "너, 이리와!" 이런 식으로 이야기 했고... "왜?" 라고 하니..
어디가려고 하냐고 하길래... "바" 간다고 하니.. 나가서 돌아 들어가란다;;;;;;;;;;;;;;;;;;;;;
호텔에 딸려있는 바의 이름은 1910.
테라스는 아닌데, 테라스 처럼 꾸며놓은 곳과 식당처럼 된 곳이 있고...
오늘은 사람이 꽉 차 있었던 듯 했다.
그리고 "바" 출입문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경비 둘이 나를 잡았다....ㅠㅠ
그리곤 못 알아들을 아랍어로 마구마구 뭐라고 했다...... 프랑스어로 이야기 했지만 아랍어로 대답을 했고... 어쩔수 없이 하메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곤 둘이 전화로 이야기 하는데... 이 양반이 하는 말...
"얘가 나한테 전화 왜 줬는지 모르겠다" 라는 뉘앙스의 아랍어를 했다.
(전화 왜 줬긴;;; 아랍어 한 마디도 못알아 들으니까.. 전화 바꿔줬지..ㅠㅠ)
그리곤 바 안에 있던 하메가 나오더니... 내 꼴(?)을 보곤 황당해 하더라;;;;;;;;;;;;;;;;
세상 어느 "바"를 가는데 옷 차림 그렇게 입고 오냐며 나를 막 나무랐다.
나도 당황을 하긴했지.....
난 그냥 지난 번처럼 그 상황(가게라고 문은 열어놨는데, 사람은 개미 한 마리 없는 상황)을 생각하면서.. 그리고 시간 아끼려고 기껏 생각해서 이렇게 왔는데...
경비는 내가 못 알아듣는 아랍어로 막 화내듯이 말했고, 그에게 프랑스어로 이야기 했지만 계속해서 아랍어로만 막 화난듯이 뭐라고 했다.
(거짓말 안하고... 그냥 "Pantalon" 이라는 단어만 썼어도 내가 잘못이구나~ 알았을 것을)
내 편은 아무도 없었고, 하메마져도 그 상황에서 조금 더 싫어졌다.
그리곤 경비에게 영어 하냐고 물었더니.. 하메가 당연히 못하지!!! 라기에.....................
결국... 여차저차 옷을 갈아입고 식당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식당은 옛 모습을 풍기고 있고, 분위기는 나름 괜찮은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담배를 허용하고, 18도의 기온이 춥다고 하는 애들 때문에 문이란 문은 다 닫고 지내는...
흡연실에 갇혀서 술 마신 꼴이 되었다.
하메가 나를 부른 이유는 특별한 것은 없고, 그냥 "바"를 와서 맥주 2병만 마시려고 했는데, 종업원이 10병 시키면 더 싸진다고... 그래서 혼자 10병 못 마시니까.. 나를 불렀단다;;
나는 운동하고 몹시 배고픈 상황이라... 결국 뭘 시켜먹기로 했고... 그의 추천으로 선택한
Comme a la maison 이라는 메뉴. 닭도 있고, 생선도 있고, 메르게즈에 쾌프테, 가지 등등 15디나르라는 가격이었는데... 생각해 보면 결코 비싼지 잘 모르겠는 그 메뉴...!!!
다음번에 가게 된다면 다른 메뉴를 또 생각해 보겠지만...
과연 거길 누구랑 갈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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