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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튀니지 유학생활/A. Quotidien

프랑스어 과외 (or 자원봉사) 후기

by Volkan 2018.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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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터키인 친구, Huzeyfe 와의 프랑스어 훑어보기가 끝이났다.
남들 앞에서 내세우기 부끄러운 실력이지만, 나보다 늦게 공부를 시작한 아이에게 프랑스어 문법 수업을 했다.
사실 처음엔 나 좋자고, 또 그래도 말 통하는 친구 하나 더 사귀자고 하는 마음에 시작한 것인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될 줄이야.

이 아이는 터키의 콘야 출신의 아이인데… 능력이 출중하여 아랍어를 할 줄안다. (집안 대대로 아랍어랑 연관이 있고, 이집트에서 1년 아랍어 어학연수)

그리고 뭔 바람이 불었는지 프랑스어 공부를 하겠다며 튀니지를 왔단다… 튀니지 입국 일자가 참 애매하게 걸려 부르기바 스쿨 수업도 못 듣고, 인스티튜트에서 공부를 하는데, 혼자서도 나름 열심히 한다 싶은 생각이 들어, 그를 도와주기로 했다.

나랑 수업을 하기 전에도 다른 튀니지 아이들과 프랑스어 말하기 과외를 돈 주고 했다는 것을 나의 자원봉사(?) 도중에 알게 되어… 솔직히 좀 후회스럽기도 했다.

나는 Huzeyfe에게 Grammaire du francais 교재를 pdf 파일로 주었고, 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같이 문법을 살펴보는 식으로 열정페이도 아닌 “공짜” 수업을 했다. 터키어 + 프랑스어 수업.

1주일에 거의 3~4번씩은 아침에 만나서 2~3시간 정도의 문법 수업을 했다. 처음 그에게 조언을 할 때에는 최대한 빨리 교재를 한 번 보고, 최소 5번은 봐야 한다고 강조를 했는데, 잘하는지 안하는지는 모르겠음.

거의 날마다 수업을 하니… 나도 밤에 준비도 해야 했고, 덕분에 프랑스어 문법을 다시 볼 기회가 되어 좋았긴 했지만….
이 아이의 의욕이… 내가 가르치는 의욕보다 조금 모자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회의감이 들었다.

과연 내가 돈을 받고 했더라면… 이 아이는 내가 설명할 때, 문자 보내고, whatsapp 하면서 건성으로 듣고,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 했을까…? ㅠ

터키어에는 없는 그런 문법을 설명할 땐, 나도 터키어가 완벽한게 아니다보니…. 최선을 다 한다고 했고, 예문을 몇 개씩이나 들어가며 같이 이야기를 했지만…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être 동사와 avoir 동사를 아직도 헷갈려하니… 좀 많이 아쉽다.

내가 공부했을 땐, 이러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과.. 그렇게 시간을 투자하고, 매일 내 앞에서 어제 무엇을 했는지 묻고, 지적을 했지만, 날마다 틀린 문법으로 같은 소리만 하면…. 정말 의욕이 뚝 떠어졌다.

어쨌거나 그렇게 꾸준히 공부해서 책을 마쳤다.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걔보다 조금 더 빨리 시작하고 더 많이 수업듣는 애들보다 더 많은 양의 문법을 일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


Huzeyfe는 프랑스어 수업 들으러 갔고, 나는 수업 후, 튀니지에 있는 캐나다 대사관에 전화를 걸었다.
이젠 내 비자 결과가 나와야 한다 싶었기에 마음이 절실했다.

그랬더니... 대사관 전화는 안받고, 비자 에이전씨에서는 내가 비자 신청을 벌써 했고, 7주 째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한 9주는 걸린다고 이야기 했다;;; (아이도 두야....)

나 8월 전엔 반드시 어디론가 가려고 생각했는데....ㅠㅠ
만약 캐나다 행이 아니라면 그 뒤엔 학생비자가 나오더라도 캐나다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

왜냐면 이렇게 해서 앞이 안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서......
큰 결정이니 만큼 쉽게 내리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 중....

지금은 솔직히.... 캐나다가 아니라도 길은 있다는 그런 말들이 더 달콤하게 들린다... 되든 말든 일단 결과나 좀 말리 알자는 마음에 비자에 대해 메일을 썼다.



캐나다 = 기다림
이 말이 제일 맞지 않을까...? 메일 답변은 오토메일로 당장 날아왔지만, 결국 답변은 1주일~10일 정도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캐나다가 싫다. 내 돈주고 공부하겠다는데............
이건 너무 비참하잖아....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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